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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턱 어긋나면 온갖 뼈가 고장

김재중 08-11-28 09:40 ( 조회 12,839 )
턱 어긋나면 온갖 뼈가 고장
‘기능적 뇌척주요법’ 개발 이영준 원장
비뚤어진 턱관절 뇌신경 전달 방해
교정으로 자연 치유력 높여 척추 치료 
 
  권복기 기자   
 
» ‘기능적 뇌척주요법’ 개발 이영준(53) 원장. 
 
의료인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난치병이다. 자신이 배운 의술로 해결이 되지 않는 질병을 만날 때 무척 당혹스럽다. 하지만 많은 의료인이 난치병에 도전한다. 천안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이영준(53) 원장이 그런 사람이다.
이 원장의 한의원에는 이름도 낯선 질병을 가진 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고개가 한쪽으로 자꾸 돌아가는 사경증, 틱장애, 음성틱장애와 운동틱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뚜레증후군, 간질, 척추측만증, 안면비대칭증, 입을 여닫는 데 문제가 있는 개구장애, 척추 디스크 등으로 고생하는 이들이다.

이 원장은 자신이 개발한 기능적 뇌척주요법(FCST)으로 환자를 치료한다. 턱관절의 균형을 바로잡아 척주의 균형을 되찾음으로써 몸에 나타난 이상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척주는 척추뼈가 서로 연결되어 기둥처럼 이어진 전체를 이르는 말. “우리 몸은 스스로 치료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뇌는 몸의 이상을 감지해 이를 바로 잡는 명령을 뇌신경을 통해 내립니다. 12개의 뇌신경 가운데 9개가 턱관절을 지나가는데, 턱관절이 어긋나면 이 신경이 영향을 받게 되고 이상의 감지와 이의 교정을 위한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이지요.”

그는 턱관절이 어긋나면 먼저 목뼈가 뒤틀리게 되고 이는 가슴뼈, 등뼈, 허리뼈, 골반뼈 등의 변형을 낳는다고 한다. 따라서 턱관절을 바로잡으면 목뼈를 비롯, 척주를 바로잡을 수가 있고 신경전달 체계가 복원되어 몸의 자연치유력이 작동하기 시작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자신의 치료를 “자연치유력이 작동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턱관절을 바로잡는 과정은 그가 개발한 음양조절장치를 통해 이뤄진다. 음양조절장치는 작은 마우스피스라고 보면 된다. 환자들은 목뼈가 좌우로 부드럽게 돌아가는지를 알아보는 경추회전검사, 목 주위의 근육의 긴장도를 알아보는 측경부근 긴장검사법 등을 통해 어긋난 정도를 진단받고 자신의 상태에 맞는 음양조절장치를 만들어 입에 물고 다니게 된다. 지난 27일 그의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3시간 가량 관찰하니 음양조절장치를 입에 물면 몸을 떨던 틱장애 환자의 증상이 줄고, 사경증 환자의 상태가 좋아졌다. 하지만 턱관절 교정은 조금씩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지고, 교정이 이뤄짐에 따라 음양조절장치를 새로 만들어 써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자주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적어도 수십 번, 많을 경우 100차례 이상 교정이 필요하다. 집이 먼 환자들이 한의원 부근에 방을 얻어 놓고 치료를 받는 이유다.

그가 기능적 뇌척주요법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병 때문이다. 한의대 공부를 마치고 개원을 앞둔 1987년 그는 목디스크로 오른손이 마비됐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병원과 한의원에 다녀도 낫지 않았다. 친구 아버지의 한의원에서 지은 한약을 두 달가량 먹은 뒤 증세는 나아졌지만 조금만 피곤하거나 날씨가 흐리면 손은 다시금 굳었다. 그때부터 카이로프랙틱이나 추나요법 등 보완대체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시술받은 뒤 하루이틀만 지나면 척주가 다시 뒤틀려 ‘제자리’로 돌아가곤 했다. 고민이 됐다. 연구를 거듭한 결과 턱관절의 어긋남이 근본 원인이라고 믿게 됐다. 그 자신도 턱관절을 바로 잡으니 목뼈가 제자리를 찾았고 마비 증세도 사라졌다.

이 원장은 이를 기능적 뇌척주요법으로 이름짓고 환자 치료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그의 방법에 코웃음을 쳤다. 의료인들 가운데 그를 비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고, 환자들도 등을 돌렸다. “턱관절만 조금 바로잡으면 완치할 수 있는 환자에게 턱 이야기를 하면 다음부터 한의원에 오지 않는 겁니다. 마음고생이 심했고, 어머니께서 아들이 고향에 오는 것을 원하셔서 몇 해 전 천안으로 왔습니다.”

천안에서는 아예 난치병 환자를 대상으로 턱관절 교정을 이용한 치료에 집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치료 효과가 나타나자 환자들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의료계의 관심도 높아져 이 원장은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 대학원에서 이를 가르치고, 자신의 한의원 건물 4층에 강의실을 만들어 2주에 한 번씩 주말에 이틀 동안 의료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 지금까지 전문과정을 이수한 의료인만 300명 가까이 된다. 한의사가 대부분이지만 치과, 정형외과, 소아과 의사도 있다. 그가 운영하는 뇌척주기능의학연구소 회원인 의료인의 수도 1500명이나 된다.

“많은 의료인이 기능적 뇌척주요법을 배워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원장의 건강법

턱관절의 어긋남과 척주 뒤틀림을 막기 위한 생활습관

■ 음식을 먹을 때 양쪽 이빨을 고루 사용하라 턱관절이 어긋나는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한쪽 이빨만으로 음식을 씹어 먹는 것이다. 양쪽 이빨을 고루 써서 음식을 씹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 이빨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빨리 치료하라 이빨이 상하거나 한쪽 이빨이 빠져 있는 경우에 다른 쪽 이빨만을 쓸 수밖에 없다. 빨리 이빨을 치료해 양쪽 이빨을 고루 쓰도록 해야 한다.

■ 요가, 기체조, 스트레칭 등을 하라 스트레칭, 특히 요가나 기체조는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어긋난 척추를 바로잡는 데 도움을 준다.

■ 가능하면 베개를 낮게 베고 자라 예로부터 고침단명이라고 했다. 높은 베개를 베고 자면 목뼈가 자연스런 굴곡과 반대쪽으로 자극을 받게 된다. 뒤통수가 바닥에 닿고 바닥과 목 사이의 공간을 채울 정도의 베개가 좋다.


글·사진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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